최근 수많은 위기 상황으로 인해 날선 피로감에 빠지는 시간이 늘고 있다. 이렇게 불확실성으로 흔들렸던 시간을 지나며 정형화되지 않던 이미지들이 작업 속에서 점차 구체적인 형상을 띠면서 아날로그적인 노스탤지어로 향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간직해온 일상 속의 물건에는 익숙한 곳으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소소한 위안 같은 것이 있다. 낡은 인형 하나가 과거의 작고 반짝거리며 따스한 기억의 주변을 서성이게 하며 서늘하게 부딪혀오는 일상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미소짓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밝고 환상적인 유년기의 이미지를 위해 강한 색채와 형태로 오브제를 표현했고 초현실 속 공간감을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그림자를 미세하게 표현하였다.

작업을 하면서 내가 위안받았듯이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잠시 동안이라도 현실을 잊고 찰나의 판타지아 속에서 '코지 윈터cozy winter'를 꿈꾸길, 그리고 영화 속 클라이맥스처럼 빛나는 유년시절 추억의 레이어를 찾아내길 바라본다.